가상 칠언 (The Seven Words on the Cross)

02/04/2015 23:50

 

복된 성삼일(Sacred Triduum)을 맞이하시길 바라며, 예수님의 부활의 기쁨이 언제나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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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칠언 (The Seven Words on the Cross)>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돌아 가실 때 남기신 마지막 일곱 가지 말씀, 즉 가상칠언의 깊은 의미에 대해 잠시 살펴보고자 한다.  


1. “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하여 주소서! 그들은 자기가 하는 일을 모르고 있나이다.”  (루가 23:34)


  사형집행인들은 그리스도가 십자가 형틀에 못박힐 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를 거라고 생각했다. 십자가형을 받는 사람들은 자기가 태어난 날과 사형집행인들과 어머니를 저주했으며 심지어는 자기들을 쳐다보는 사람들에게 침을 뱉었다고 세네카는 기록하였다.
  그러나 지금 예수께서는 그들의 하느님이며 구세주를 모독하고, 가시관을 씌우고, 손발에 못까지 박으며 끔찍하게 처형시키고 있는 죄인들을 위해서 탄원하고 계신다. 이로써 세상의 모든 죄를 없애시기 위해 오신 우리의 대사제, 하느님의 어린 양의 위대한 사랑이 명백히 드러난다. “너희 죄가 진홍같이 붉어도 눈과 같이 희어지며 너희 죄가 다홍같이 붉어도 양털같이 되리라.” (이사 1:18)
  이 말씀에 의해 어둠의 왕자 사탄은 예수가 전 인류의 구원을 위해 그의 신성과 일치하여 지극히 거룩하고 완전한 그의 인성의 죽음을 허용하였다는 것과, 또한 아담의 모든 자녀들의 죄의 용서를 위해 무한히 값진 보물을 성부께 드렸다는 것을 깨닫고 마리아의 저지에도 불구하고 전율하며 지옥의 밑바닥으로 도망가고 싶어한다.



2. “오늘 네가 정녕 나와 함께 낙원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루가 23:43)

 

  최후의 심판이 이 갈바리아 산에서 예시되고 있다. 주님의 양편에서 십자가에 못박힌 두 도둑들은 처음에는 불경스런 말을 하고 저주하였으나, 이들 중 오른편에 있던 디스마스라고 불리던 도둑은 마리아의 중재기도를 통하여 주님의 첫 번째 말씀에 의해 자신의 죄를 회개하며 주님께 “예수님, 예수님께서 왕이 되어 오실 때에 저를 꼭 기억하여 주십시오”하고 간청한다. 이제 인류가 양과 염소, 즉 구원받은 자와 멸망받은 자의 두 편으로 갈라진다.
  마귀들은 이 때부터 의인들이 구원의 열매로 인해 영광을 받게 될 것과, 원죄에 의해 닫긴 천국의 문이 그리스도의 공덕에 의해 새로운 힘으로 열려지기 시작했다는 것을 깨닫고 극심한 혼동과 고통을 겪으며 심지어 동정 마리아에게 지옥으로 내려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간청했지만, 성모님은 때가 되지 않았으므로 허용하지 않으신다.



3. 어머니에게 “어머니,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그리고 제자 요한에게 “이분이 네 어머니이시다”  (요한 19:27)

 

  좋은 도둑을 구원해 주신 주님은 이제 성부님께로 가시기 때문에 더 이상 이 지상에서 어머니와 함께 계실 수 없으므로 가장 사랑하는 제자 요한에게 어머니를 맡기신다. 가나에서 물로부터 변화된 포도주가 십자가위에서 예수님의 피가 되었다.
  이제 예수님이 구세주가 되심으로써 마리아는 예수께서 구원한 모든 이의 어머니가 되며, 그리스도의 신비체 즉 교회의 어머니가 된다. 신비체의 머리를 나으신 분이 이제 그 지체까지 낳아 구원의 성교회를 이루게 하심으로써, 새 아담이신 예수와 함께 새 하와가 된다.
  이 세 번째 말씀에 의해 그 용들은 마리아가 그 신인(神人)의 참된 어머니라는 것과 그들이 창조되었을 당시 하느님이 자기들의 머리를 밟아 부술 여인으로 하늘에서 예언하며 보여 주신 바로 그 여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창세 3:15) 그리고 사도직의 권한을 받은 성 요한이 마리아의 수호천사로 그리스도에 의해 임명되었으며, 이 복음사가의 위력뿐 아니라 주님의 모든 사도들에게 주어진 막강한 권한과 다른 의인들에게까지 지옥에 대한 강력한 힘이 주어진 것을 알고 그들의 힘이 마비됨을 느꼈다.  



4. “저의 하느님, 저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시나이까?” (마태 27:46, 시편 22:1)

 

  낮 열두 시부터 온 땅이 어둠에 덮여 세 시까지 계속되었다. 이제 고통은 육체에서 정신과 영혼으로 옮아가면서 예수께서는 세 시쯤 되어 자신의 히브리어로 큰 소리로 외쳤다 “엘리 엘리 레마 사박타니?”
  온 인류를 위해 바친 그의 엄청난 구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영원한 행복을 얻지 못하고 멸망의 운명에 처하게 될 인간들을 신비스럽게 미리 보신 예수께서는 성부님께 애정스럽게 슬퍼하며 탄식하신다.  
  이 말씀에서 악령들은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은 무한하고 영원하며, 예수께서 이 사랑을 완성시키기 위하여 신비스럽게 그의 신성이 거룩한 그의 인성에 작용을 하지 않도록 한 후, 가장 풍성한 열매를 맺기 위해 그의 인성이 지극한 고통을 당하게 허용하였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성부께서 용인하면 예수께서 더욱 많은 고난도 받으려 한다는 것을 알고, 루치펠과 그의 부하들은 하느님께로부터 이렇게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인류에 대해 더욱 시기심을 품었다. 인간들 자신이 그 사랑을 받기를 거부하지 않는 한, 전능하신 하느님의 이 무한하고 끝없는 사랑에 대항할 수 없음을 깨닫고 그들은 자신의 무력함에 치를 떨었다.

  

5. “목마르다”  (요한 19:28, 시편 22:15)

 

  모세가 두들긴 바위에서 물이 솟아나게 하시고 사마리아 여인에게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자는 더 이상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고 하신 예수께서, 죄의 종살이를 하고 있는 아담의 자녀들이 이제 그가 그들을 위해 획득하여 유산으로 남기는 자유를 만끽하고 영원한 행복을 얻을 수 있게 되기를 열렬히 갈망하신다.    
  그러나 병사들은 성스러운 유다예식을 조롱하듯 신 포도주를 해면에 담뿍 적셔서 히솝 풀대에 꿰어가지고 조롱삼아 예수의 입에 대어드린다. (시편 69:21) 유다인들이 복수의 천사를 피하기 위해 히솝의 채로 양의 피를 문설주에 뿌렸을 때의 상징을 통한 정화가 이제는 히솝이 그리스도의 피에 닿았을 때 완전하게 실현되었다.
  죄를 완벽하게 속죄하기 위하여 구세주께서는 잃어버린 자들의 갈증까지도 미리 느끼셔야 했다. 어떤 사람은 금전욕이 있고 어떤 사람은 명예욕이 있다. 그러나 주님의 마음은 영혼을 위한 열정뿐이다. 그리하여 “목이 마르다”는 말씀은 “영혼을 달라”는 뜻이었다. 복되신 마리아만이 그 뜻을 완전히 이해하시고 모든 가난한 이와 고통받는 이, 겸손한 이 등을 영적으로 초대하여 주님의 갈증을 완전히는 해소해 드리지 못할지라도 조금이나마 풀어드리기 위하여 기도하였다.
  악마와 그의 추종자들은 이 다섯 번째 말씀으로 그리스도가 그들에게 이렇게 말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인간들을 위해 받는 수난과 그들에 대한 나의 사랑이 커다는 것을 깨달았겠지만, 인간에 대한 나의 사랑은 아직도 만족되지 않았으며 그들의 영원한 구원을 더욱 갈구하고 있다. 필요하다면 너희들의 압제로부터 그들을 해방시키기 위해 더욱 많은 고통을 받을 용의가 되어 있다.” 이로써 그리스도의 승리가 더욱 강화되었으며 악마와 그의 추종자들은 분노로 가득 찼다.



6. “이제 다 이루었다”  (요한 19:30)

 

  천국으로부터 띠고 온 예수님의 사명이 완성되었으며, 그리함으로써 예수께서   인류를 위해 수난당하고 목숨을 바치도록 파견하신 하느님 아버지의 명령에 순종하게 되었다. 이제 성서 말씀과 구약의 예언들이 모두 이루어졌으며, 이 지상에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성사들과 죄의 치료가 마련되었으며, 아담의 자녀들이 지은 죄의 빚에 대한 성부님의 의노를 누그러뜨리게 되었다. 이제 그리스도의 성교회는 인간의 죄에 대한 치유제로 풍성하게 되었으며 어떤 힘도 이 성교회를 전복시키거나 변화시킬 수 없다.      
  인간이 타락하는 데 협조했던 세 가지 요소가 하느님의 섭리에 의해 구원하는 데에도 유사하게 기여하고 있다. 순종하지 않은 인간 아담 대신에 순종하는 새 아담 그리스도가 계시며, 교만한 여인 하와 대신에 겸손한 새 하와 동정 마리아가 계시고, 에덴 동산의 나무 대신에 십자가 나무가 있다.
  하느님은 역사를 통해 이와 똑같은 말씀을 세 번 사용하셨다. 첫 번째는 창세기에서 천지창조가 완성되었을 때이고, 두 번째는 십자가상에서 구원사업을 완성하셨을 때이고, 세 번째는 묵시록에서 새 하늘과 새 땅을 창조될 때를 나타내면서 사용되고 있다.
  이제 십자가상의 구세주께서는 휴식을 취하실 수 있게 되었으며, 진리의 성령께서는 성화사업을 시작하실 수 있게 되었다. 이제 하늘 아래 인간이 구원받을 수 있는 다른 이름은 없다. 새 다윗이 악의 골리앗을 물리치기 위해 일어서셨으며 다섯 개의 돌맹이가 아니라 다섯 상처(五傷)로 이기셨다. 우리는 우리의 다섯 돌맹이 즉 묵주로 악과 계속 싸워야 한다.
  이 여섯 번째 말씀에 루치펠과 그의 무리들은 이제 육화와 구원의 신비가 신적 지혜에 따라 완성되었으며, 그리스도가 아버지께 순종하여 하느님의 뜻을 완전히 이루었다는 것과 그리스도의 겸손과 순종으로 하늘에서의 자기들의 교만과 불복종을 보속하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악마들은 그들이 업신여긴 바로 그 주님에 의해 패배를 당했다.



7. “아버지, 제 영혼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  (루가 23:46, 시편 31:5)

 

  아버지 하느님으로부터 필멸의 인성을 취하신 육화된 말씀께서는 이제 구원사업을 완성하시어 죽음을 통하여 아버지의 영원한 생명에 다시 동참하게 되었으므로 하늘을 우러러보며 자신의 영혼을 아버지 손에 맡기셨다. 그리스도께서는 바로 이 순간, 성부님께로부터 받은 천사들과 인간들에 대한 심판의 권한을 행사하시어 루치펠과 그의 모든 추종자들을 지옥의 가장 깊은 영원한 불로 쫓아버리셨다. 마리아께서도 아들 예수님의 뜻과 일치하여 이들을 쫓으셨으며, 악령들은 천국에서 처음 추방당할 때 보다 더욱 격렬하고 비참하게 갈바리아로부터 지옥의 심연으로 빠졌다.      
  하느님의 어린 양이 카인의 족속에 의해 살해된 이 날 모든 예언은 성취되었고 구원사업이 마무리되었으며, 이제 주님의 십자가의 길을 따름으로써 구원의 열매를 취할 수 있는 가는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